김장배추
德山 김영석
찬 이슬 맞으며 푸렁 잎 활짝펴는 배추 잎
속살 노랗게 차 오르면
월동 준비 여념이 없다
하얀 복숭아 처럼 변해가는 김장배추
온몸에 왕소금 세례받고
밤새 하늘향해 누워 있으면
토굴에 갇힌 왕새우 꺼내어
곰 삭은 육젖을 섞어서
새빨간 양념으로
버무린 노란 속살 사이에
쪽파도 마늘도 눈을 가린채 곱게 빻은
태양고추 새 옷을 입혀
오묘한 향이 담긴 매콤새콤 김장 김치
찢어 놓은 쌀밥에 개눈 감추듯 발라먹어
풍성한 가을의 끝자락에 가공한 별미가
전통 문화 유산이
김장 담그기 행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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