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德山 김영석
가을은 계절의 화가이다
푸른 초원위에 울긋 불긋 물감으로
대 자연을 색칠한다.
가을은 나체의 여인을 닮아간다
입었던 옷자락을 벗듯이
속살을 바람따라 들춰 보인다.
가을은 바람난 과부같이
억새풀 흔들어가며
지나간 길손들을 손짓한다.
가을은 염치없는 계절이다
자연의 물과 태양이 만들어 낸
오곡백과를 훔쳐간다
가을은 낭만의 계절
시인 묵객 잠못이뤄
밤 깊은줄 모르고 시심에 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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