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화신(花神) 국화꽃
김남현
꽃잎에 묻어난 작은 광채가
눈과 코를 시리게 하는
향긋한 독기를 마구 뿜는다.
소담한 꽃잎마다
은은하게 퍼지는 향기만큼이나
고결한 청조함이 배어있다.
이 가을 그 자리에
억척스럽게 국화가 피는 것은
가을 마음을 전하기 위함이리라.
한로(寒露) 날 찬바람 속에
무리지어 피는 꽃송이
향기 짙어서일까 소도 핥지 않는다.
올해도 가을은 온통 황금물결
길게 드리우고
국향 장단에 소리 없이 깊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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