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에서 태어나 광주대학교를 졸업하고 단국대학원에서 ⌜김영랑 시의 창작방법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금별뫼 시인. 2004년 <시와 사람>에서 신인상을 받아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2008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지원금 수혜를 받았고 시집 ⌜문턱⌟ ⌜바람의 자물쇠⌟가 있다.
유성호 문학평론가이자 한양대 국문과 교수는 금별뫼의 시세계를 “세상을 간절하게 읽어가는 눈빛과 목소리”라고 말했다. 그리고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그 첫째는 “가장 아름다운 존재론적 원형에 대한 그리움”이라는 것이다. 금별뫼는 서정의 핵심 원리인 회감(回感)의 상상력을 견지하면서 동시에 우리가 견지해야 할 삶의 태도를 암시하는 시간의 현상학을 담고 있다며, 그만큼 그것은 오랜 시간 동안 사물과 내면 사이의 유추 작용을 통해 서정시의 아름다운 문양을 건네 온 시인의 고백록이자 인생론적 풍경첩으로 다가오기도 한다는 것이다.
그 둘째는 “서정적 도약의 순간을 보여주는 ‘마음자리’라고 것이다.
아픈 자리 생살 돋듯
천지에 새싹이
올라오는 아침
우리는 얼마나
살고 싶은지
우리는 얼마나
웃고 싶은지
이보다 더
좋을 순 없어
마음자리마다 웃음이 뛰어 내린다
-⌜어린 봄⌟ 전문
세상을 간절히
읽는 자의 눈빛 같은
세상의 소리 절절히
듣는 자의 환청 같은
저 소리 한 소절 묶어
마음 안에 묻는다
-⌜풍경風磬 소리⌟ 전문
앞의 작품에서 시인은 우리에게 익숙한 ‘새봄’이나 ‘초봄’보다는 ‘어린 봄’을 택하여 그 봄이 아픈 자리에서 생살이 돋듯 피어나는 새싹의 마당이라고 노래하고 있다고 말한다. 뒤의 작품에서 시인은 풍경 소리를 통해 세상을 간절하게 읽어가는 눈빛을 만나고, 또한 그 세상의 소리를 환청처럼 듣는 순간을 경험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시’의 은유적 외현을 발견해가는 예술적 자의식”이라는 것이다.
서정시의 최종적 발화자는 시인 자신이며 시인이 한 편 한 편 써가는 작품이야말로 그의 존재론적 원형을 그대로 담아내는 고백의 언어일 수밖에 없는데, 금별뫼 신인은 자신이 두루 만난 뭇 사물에서 이러한 동일성의 원리를 적극적으로 발견하면서 그것 모두 시의 은유적 외현을 정성스럽게 발견해가는 예술적 자의식을 흔연히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그 점에서 그는 이러한 서정시의 존재론을 가장 첨예하고도 구체적으로 형상화해 보여주는 시인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했다.
네 번째는 “새로운 외경의 밑줄과 전율의 소리”라고 지적했다.
모르는 문장에
밑줄 치는 것 보다
나를 살리는 문장에
밑줄 치는 게 더 두려워
나는 그토록
무릎을 치는 것이다
밑줄은
문장 아래 그어진 수평선 같은 것
수평선을 처음 보는 강물처럼
수직으로 선 내가 긴장할 때
바다는
뚜렷한 한 줄
밑줄을 보여주는 것이다
-⌜밑줄⌟ 전문
시인은 ‘모르는 문장’보다는 ‘나를 살리는 문장’에 더 두려움을 안고 밑줄을 조심스레 고백했는데, 여기서 두려움이란 공포라기보다는 외경에 더 가까운 개념일 것이다라고 했다.
다섯 번째는 “삶의 심층에서 글썽이는 심미적 서정”이라는 것이다.
유 교수는 모든 기억은 일차적으로 지난날에 대한 서정적 인화(印畫) 형식으로 존재하지만, 동시에 그때의 한순간을 현재적 관점에서 재구성해내는 배타적이고 구심적인 원리로 존재하기도 한다고 말한다. 이는 여러 계열체를 거느리게 되고 이번 시집에서 가장 견고한 서사적 얼개를 형성하고 있기도 한다는 것이다. 그 점에서 금별뫼 시인은 자신의 시가 시간적 흐름을 재현하고 경험하는 기억의 예술임을 재차 입증해가고 있다는 것이다.
여섯 번째는 “성찰과 반추가 있는 서정적 기품과 광채”를 지적했다.
금별뫼 시인은 오랜 시간의 흐름 속에서 자신의 기억을 스스럼없이 서정시의 근간으로 삼아온 시인임을 강조하고, 시인은 스스로 지나온 시간의 마디를 작품 안에 구체적으로 되살리면서, 행간마다 은폐되어 있는 시간의 흔적을 소중하게 재구성해간다는 것이다. 살갑고 친숙한 목소리를 세상의 표면으로 끌어올리면서 인간의 내면과 자연 사물을 결속하고 유추하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수행해 왔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유성호 교수는 “이제 우리는, 이렇게 세상을 간절하게 읽어가는 눈빛과 목소리를 담은 미학적 성과를 품고서, 금별뫼 시인이 더욱 광폭의 예술적 행보를 보여주기를 희망해본다”고 했다.
금별뫼 시인은 <시인의 말>을 통해
정처를 잃었을 때
시는 나에게
길이 되어 주었다
늦은 걸음 다시 걸으며
묻는 것을 그만두지 않는다면
내일은 웃는 대답 쓰게 할 것을
믿는다 시여!
라면서 시의 길을 걸어온 내면을 솔직히 드러냈다. <구성 송하훈>
이 뉴스클리핑은 http://goeul.kr에서 발췌된 내용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