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노년의 초상
김남현
내가 세상을 이기려 하지 말고
순응하며 초연히 살라는 말
모든 세상 사람들 너도 알고 나도 안다.
바람결에 날려버린 세월이지만
인생은 어차피 하나의 생명 줄기이기에
내 인생 희로애락에 최선을 택한다.
비록 쇠한 심신으로 육신과 정신자락
곳곳이 일치하지 않아
의지와 마음이 정녕 별개로 놀지라도
나에 노년의 초상(肖像)은
낭설이 치는 듯한 온갖 시름 내려놓고
내 지게위에 마음 둥둥 유유자적이다.
흐름이 바뀌면 생각도 바뀌나니
세상살이가 몹시 춥거나 더워도
말없이 흔들리는 자연의 축제 속에서
소소한 이름 세자 세상에 흔적 남기려
들꽃과 함께 시가(詩歌)를 읊조리며
끝 날까지 바보처럼 푸른 생을 이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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