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년 섣달 그믐밤에
김남현
신축년 한해가 끝나는 섣달 그믐밤
달빛도 새들도 잠이 든 고적한 시간
고뇌하며 지난해 되돌아보니
또 한해가 덧없이 강물처럼 흘러갔구나.
년 초 시작의 길은 일관되게
언제나 꿈으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그 꿈마저도 시간 흐름 속에 무정히
한 낫 작심이 헛되고 헛된 나부랭이였구나.
임인년 새로운 세상이 열리면
순간의 흐름 속에서라도 나를 무기삼아
인내와 억제로 일관하면서
성취를 굳게 다짐하고 또 다짐하려 함은
꿈의 실현을 위해 침묵을 제어하고
냉엄함으로 늙음을 탓하지 않으며
푸른 하늘을 향해 백구의 제전처럼
멀리멀리 나의 마음을 실어 버려야 할지라.
새해에는 긴 한숨을 잠 재운 채
꿈틀거리는 내 가슴에 풍성한 믿음과
자신을 이해해주는 넉넉한 일상만이
내 마음 하늘 깊이에 무지개가 필까 싶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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