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여,안락하시라
법흥(재) 남미륵사 주지
꽃상여를 아는가
살아서는 누릴 수 없는 호사스러움으로
주검의 길을 인도하는
아름다운 장엄, 꽃상여를
보았는가
천민의 삶을 살았을지언정
죽어 가는 길은 왕후장상과 다르지 않나니
천룡을 길라잡이 삼고
십장생을 요령잡이 삼아
사지를 배웅하는
꽃상여여
이제는 가고 없는 꽃상여여
그가 없음에 발이 묶여
구천을 떠도는
혼백이여
서러워 마라
꽃상여를 실은 그대의 위폐가 보이는가
저 장엄한 문양이 보이는가
비밀한 말을 베풀어
지옥을 물리치고
갖가지 비색을 담아
왕생극락의 길을 열어 놓았나니
꽃상여를 타고
위폐의 불길 따라 정토로 가는
그대여 안락하시라
영원토록 안락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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