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자(庚子)년을 보내며
김남현
지상에 머무를 곳이 없을 만큼
뼈에 사무칠 참담한 수난을 남기면서
2020년이 역사 속으로 서서히 저문다.
굴곡의 역경 속을 지나온 한 해
평범한 일상의 리듬이 깨어짐에
희망도 웃음도 사라진 사람 많은데
모질게 지나간 한 해를 돌아보매
내가 지금의 이 자리에
건강한 몸으로 서 있다는 것조차 용하다.
여유를 느껴볼 틈도 없이 달려 온
또 한 해를 마무리 하면서
빛만 골라 소담히 가슴에 담아보지만...
한 편은 하루하루 감사의 마음과
한 줌의 겸손한 마음만 챙겼더라도
이보다 훨씬 가벼웠을 아쉬움은 남는다.
돌아올 새해에는 금세기 기적이라고
말 할 테니 역병이 조용히 가라앉아
일상이 제 자리로 돌아오길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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