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모임에 들어오라고 하면, 반응이 일단 멈칫함을 느낀다. 그러나 알고 보면 책을 좋아하지 않은 사람은 드물다. 우리나라가 문맹시대에도 선비가 책을 읽으면 하인이 귀 동냥이라도 해서 들을 정도로 누구나가 책이라는 것을 좋아했고, 아프리카 오지마을 학교가 없는 곳 사람들도 책을 보면 좋아하지 않는가. 그것은 아마도 인간이 다른 동물들보다 월등한 지적 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진화론과 창조론처럼 과학과 종교관이 서로 다른 거창한 세계관도 결국 인문학으로 정리되어 있듯, 독서는 인간의 근원적 삶을 알게 한다.
인문학이란 무엇인가, 인간과 관련된 근원적 문제나 인간의 사상과 문화에 관해 탐구하는 학문이다. 인간은 무엇인가? 나는 누구인가? 우리는 무엇인가? 모두가 인간의 본질에 대한 탐구이고 그 탐구는 인간의 예술적 작품들을 통해서 오감으로 느끼는 것이고, 특히 문학은 책을 통해서 한 인간이 경험하지 못하는 다양한 인간 삶을 알게 한다. 또 글에서 어떤 무게감 있는 철학을 공부하는 것 보다는 나와 또 다른 인간을 이해하는 과정이고, 모르는 것을 알게 하고 어떤 삶이 올바른 삶인지 길을 안내하기에 누구나 책을 좋아한다.
우리의 문학은 일단 국어를 통해서 알게 된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읽기를 잘하는 사람이 있고, 쓰기를 잘하는 사람, 듣기를 잘하는 사람, 말하기를 잘하는 사람이 있다. 내가 강진도서관에서 하고 있는 성인독서모임 ‘윤색지’는 한 달에 한 권의 책을 읽고 한 번의 모임에서 책으로 삶을 소통하고 있다. 모임에서 보면, 매달 책을 끝까지 읽고 줄까지 쳐가면서 읽는 분도 계시지만, 어떤 분은 다 읽지 못하고 오는 분도 계신다. 그런가하면, 책을 다 읽지 않았어도 말을 잘 하는 분이 계신다. 또, 열심히 듣기만 하시는 분도 계시고, 독서모임 시간에 나눈 이야기들을 열심히 정리를 잘하는 분도 계신다. 이처럼 읽기, 말하기, 듣기, 쓰기의 영역은 모두 다르지만, 책을 좋아해서 모이는 것은 분명하다. 읽기를 잘하는 사람은 지적 능력에 대한 흡수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늘 읽기를 한다. 하지만 책을 많이 읽었다고 해서 꼭 쓰기를 잘하진 못한다. 그렇다 해도 읽기를 잘 하는 사람은 노력하면 쓰기도 누구보다 잘 할 수 있다. 그러나 읽는 것은 어렵지만 쓰기를 잘 하는 분은 창의력이 뛰어나고 지적탐구의 인내심이 강한사람이다. 다독보다는 정독을 하고 머릿속에서 굴려 자기 것으로 만들어가는 창조력이 있지만 인내심이 부족하면 완성은 힘들다. 듣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상상력이 뛰어난 사람이지만 표현력이 약한 사람이어서 자신의 내면에 흡수하여 좋은 삶을 추구하며 살아간다. 또 말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책을 통해 다양한 지식을 얻기 좋아하고 그 지식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다듬어 혼자 알기보다는 타인과 함께 공유하기를 즐거워하는 사람이다. 이 중 몇 가지를 잘 하는 사람도 있고, 모두 잘 하는 사람도 있다. 그 기본이 바로 독서다. 독서를 통해서 자신을 발견하는 것이다. 독서는 많은 책을 읽기보다는 자신이 읽고 싶은 책을 읽으면 되는 것이고, 자신이 잘 하는 것을 모임을 통해서 하면 되는 것이다. 독서모임은 혼자하기 힘든 인문학을 여럿이 함께 하면서, 책 한권으로 서로의 삶, 생각을 나누며 인간의 삶을 배우는 시간이다.
이 뉴스클리핑은 http://goeul.kr에서 발췌된 내용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