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 귀향의 기회 이번에 붙잡으면 좋다

사설

출향인들의 모임이 활발한 것은 어디까지나 고향을 떠나기 싫어하는 안토중천(安土重遷)의 마음에서 비롯된 것일 것이다. 그 반대로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말도 된다. 그러나 급격한 산업화 시대의 물결로 인해 우리는 고향을 떠났고, 이제 환갑 진갑을 넘기거나 가까워져가는 나이에 접하면서부터는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사무쳐오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하지만 고향에 와서 산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무엇보다도 주거문제이고, 주거문제를 해결하려면 집 건축비만도 8천 내지 1억이 든다. 뿐만 아니라 텃밭도 있어야 하고 손수 농사지을만한 땅도 있으면 좋다. 그러므로 맘먹은 대로 귀농, 귀향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은퇴자들에게는 더욱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있을 수 있다. 도심형 실버타운도 좋지만 고향마을만은 못하다. 고향은 어린시절의 추억이 서려있는 곳이기도 하고, 공기가 맑다는 것은 자타가 인정하는 일이다. 특히 강진은 산과 강과 바다와 평야가 있어서 전국에서도 일번지가 될 만큼 풍광이 아름다운 곳이다. 그러므로 고향인 강진에 와서 산다는 것은 일반인이든 은퇴자이든 좋다는 결론이다.

하지만 쉽지 않은 귀농, 귀향의 기회를 이번에 붙잡으면 좋을 듯싶다. 솔직히 농촌에 와서 산다고 해서 찌그러진 집 고쳐서 살거나 친환경적인 흙집 정도가 아니면 산다는 것이 초라해질 수도 있다. 뭐니뭐니해도 주거문제가 급선무인 것이다.

그런데 전남도에도 전개하고 있는 행복마을 만들기 사업에 관심을 갖다보면 의외로 쉬울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첫째는 너른 한옥 한 채면 웰빙은 물론 품위까지 지킬 수 있고, 둘째는 큰돈이 들지 않으며, 셋째는 마을 주변까지 편리하게 꾸며놓고 살 수 있기 때문이다. 한옥 한 채 짓는 부담이 1억 2천만원 중에서 자부담 5천만원이면 당장 주거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 좋고, 마을단위로 5억원을 주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출향인들이 서로 의견을 모아 열 사람만 모으면 쉽게 귀농, 귀향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다.

전남도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한옥만 고집하는 행복만들기 사업은 그 인기가 폭발적이라고 한다. 따라서 지원금이 절반으로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하면서 이번 기회야말로 내 집 만들기, 내 고향 지키기, 내 가문 지키기와 함께 귀향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고향에 한옥 한 채를 번듯하게 짓는다는 일은 두 가지를 또 얻을 수 있다. 하나는 별장 차원에서 친지들이 이용할 수 있고, 또 하나는 뿔뿔이 흩어진 일가친척들의 구심점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일가친척이 모이면 자연 조상에 대한 뿌리를 찾게 되어 있고, 가문을 생각하게 되며 상호 협력, 단결을 하게 된다는 점도 생각해야 한다.

또 하나는 늙은 부모에게의 효도도 크게 된다는 점이 있다. 꿈에서나 지어봄직한 너른 한옥의 선물은 부모에게 마지막 큰 선물이 되는 셈이다. 부모가 살고, 내가 살며, 자식에게도 물려줄 수 있는 행복만들기 사업은 이래저래 출향인들에게 좋은 기회가 아닌가 싶다.

결론적으로 쉽지만은 않은 귀농, 귀향. 이번 기회를 잘 붙잡으면 의외로 쉬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