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대환 시인의 Photo. Poem] 능소화, 능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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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대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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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소화, 능소화
막다른 골목길에
담을 넘은 덩굴이
조용히 내려오고 있네
원추형 꽃차례를 따라
정갈한 꽃들이 얼굴을 내 민다
한 송이 한 송이
복숭앗빛 귀를
활짝 열어, 나의
발자국 소리 듣는 듯 하고
담쟁이 나팔 꽃 친구
허공에 핀 심포니를 보네
동백 꽃처럼 두 번 피네
능소화, 능소화
능소화가 궁금하여 다가가니
젤소미나의 트럼펫 소리로
땅에 닿을 듯 맞이하네
젤소미나 : 1954년 영화 길(la strada)의 여 주인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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