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도다리, 가을 전어"라고 가을을 대표하는 생선(生鮮)은 누가 뭐래도 전어(錢魚)다
요즈음 아침과 저녁으로 찬바람이 일어나고 있다. 이때 쯤 되면 서서히 맛이 들기 시작한 전어(錢魚)가 살이 통통히 오르기 시작한다. 한 번쯤 먹고 싶은 마음은 생기게 된다. 가을 전어를 몸집 군데군데에 엇비스듬히 칼질하고 초무침을 해서 약간 억센 뼈를 오도독 오도독 씹을 때 느껴지는 식감, 통소금을 뿌려 석쇠에 구우면, 노릇노릇 지글지글거리며 내 뿜는 구수한 냄새에 깜빡 죽는다. 돈이 아깝지가 않다. 오죽하면 ‘가을 전어 굽는 냄새에 집 나갔던 며느리 다시 돌아온다.ʼ 거나 ‘전어는 며느리 친정 간 사이에 문 걸어 잠그고 먹는다.’고 했겠는가.
생선 가운데 전어는 고등어와 함께 불포화지방산인 오메가3 EPA⦁DHA 풍부해서 혈중 중성지질 개선과 혈액을 맑게하여 혈행 개선에 도움을 준다. 전어는 보통 4~6에 산란을 한 뒤 가을 초입까지 연안에서 먹이 활동을 하기 때문에 가을 전어 지방량은 3배가지 높다.
전어는 ‘세종실록지리지’와 ‘신증동국여지승람’, ‘자산어보’ 등은 전어를 한자어로 전어(箭魚)라고 기록하고 있는 반면 ‘난호어목지’와 ‘임원경제지’는 돈 전(錢)자를 써서 전어(錢魚)라고 적고 있다. ‘서남해안에서 나며 등에는 가는 지느러미가 있어 꼬리까지 이른다’고 했다. 조선 후기 실학자 서유구의 '전어지(佃漁志)'에 "전어는 기름이 많고 맛이 좋아 상인들이 염장하여 서울서 파는데, 귀한 사람 천한 사람 할 것 없이 돈 걱정하지 않고 사 먹어 '전어(錢魚)'라고 했다"고 적고 있다. 그 맛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돈을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전어(錢魚)라는 말이 유래 했다고 한다.
전어만큼 철을 타는 물고기도 드물다. 전어는 가을에 기름이 두둑이 올라 가장 맛나지만 산란기인 여름엔 기름기가 빠져버려 '한여름 전어는 개돼지도 먹지 않는다.'고 한다. 선현들의 해학성이 자못 돋보이는 속담이다. 지금 사람들이나 옛 사람들이나 그 맛의 식감은 같은가 보다.
요즘 전어는 1kg에 25,000원 정도인데 전어 가격 변동이 많이 있다고 한다. 장흥에서 난 전어는 크고, 강진 해창과 저두 전어는 조금 작다고 한다. 선단과 계약을 한곳은 조금 가격 대비가 낮고 그렇지 못한 곳은 좀 높을 수밖에 없다고 한다. 코스요리를 먹을 경우 4인분 기준으로 약 2kg 정도가 사용 된다고 한다(황금어장). 4인 기준으로 구이 8마리, 회 8마리, 무침 6마리에 밥 비벼 먹는다고 한다. (정관웅 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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