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초고령화시대
강진읍 부춘마을 윤강현(84) 할아버지
잘 가꾸어진 정원에 공들여 가꾼 몇 종류의 조경수들이 깔끔하다. 널찍한 마당에 가을낙엽하나 뒹굴 시간을 주지 않는 걸까. 대문을 들어서면서 티끌하나 떨어뜨려질까 조심스럽게 발을 디뎠다. 윤할아버지는 창고를 청소하던 중이었다면서 얼른 안으로 들어가셨다. 잠시 후 어느새 갈아입었는지 깔끔하게 옷을 갈아입고 나오신다.
“늘 쓸고 닦는 것이 내 일이에요. 지금 소지를 해두어야 내일 아침 소지가 줄어들잖아요.”
윤할아버지는 시계 종을 5시에 맞추어 놓았으나 얼른 일어나지 못하기 때문에 핸드폰 닭울음소리를 6시에 맞추어 놓았다. 닭울음소리는 살아있는 소리처럼 일어나지 않으면 안 되는 소리여서 몸을 움직이게 만드는 데는 최고란다. 개밥을 준 후 1시간 반 동안 집안 구석구석을 청소한다. 아침 9시에 강진읍으로 나가 때로는 병원도 들리며 매일 해남윤씨 종친회 사무실로 간다. 종친회 사무실에는 매일 나오는 종친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함께 식당에서 점심을 먹는다. 점심 후 1시 50분 버스로 집에 돌아오면 한숨 자고 난 후 다시 집안 청소를 한다.
“뒷산 산책도 허고 때로는 시끝까지 개 데리고 걸어갔다 오기도 허지요. 그래도 가장 중요한 것은 집안 소지허는 일이요. 비가와도 우산 쓰고 쓸고 소지를 해요. 허허·······.”
규칙적인 생활이 몸에 베인 윤할아버지는 지금도 일기와 금전출납부를 쓴다.< 11월 8일 금, 흐림, 가랑비오고, 실내청소, 아침식사······> 금전출납부에는 자식들이 보내온 용돈과 지출한 목록을 하루도 빠지지 않고 적는다.
“적어놔야 그날 왜 소지를 안했는지 알재.”
생활의 모든 면에 어떤 규칙을 정해놓고 있는 윤할아버지의 생활습관은 평생 살아온 이력과 일치하고 있었다. 윤할아버지는 왜정 때 무명을 취급하던 면 작전계에서 근무를 했으며 해방 후는 군사회계에서, 6.25즈음부터는 세무서에서 근무를 하다 친구 두 명과 정미소 동업을 목적으로 퇴직했다. 그러나 5.16군사정변이 발생하였고 몇 개월간 모든 것이 정지된 상태가 되었다. 그로 인하여 7.8명의 인부를 놀리며 논 30두락만 없애고 말았다. 그 뒤 마을 새마을지도자를 20여 년간 했으며 마을 이장을 하며 마을을 위해 일했다. 밝고 건강한 표정이 넘치는 윤할아버지는 현재도 마을 동회장, 마을 노인회장, 해남윤씨 돈목계회장, 해남윤씨화수회장 등을 맡고 있다.
“우리 마을이 강진군서 젤로 부자마을였어요. 지전면사무소가 우리마을가 있었어요. 본디 안씨가 살았는디 해남윤씨가 입주하면서 마을 이름도 안정마을에서 부춘마을로 바뀌었어요. 인자는 각 성씨가 달 살재. 광주만 가도 부춘마을 향우회가 30명이상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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