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마을 김화진이장, 동문샘 관리 봉사 10여년

동문샘 관리 애로점 많아요

강진읍 사의재 옆에 위치한 동문샘은 군의 역사적 고증에서 매우 큰 자료가 되는 우물터다. 이 샘은 2년 전 새로 공사를 하여 말끔한 형태를 갖추고 있지만, 200년이 된 샘으로서 현재까지도 계속 맑은 샘물이 솟아나와 식수로도 이용가능 할 정도로 깨끗한 물이다.

이곳 동문샘이 항상 깨끗한 이유는 이곳을 관리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바로 동문마을 김화진(79) 이장이다. 10년간 이장을 하면서 계속 동문샘 관리를 해온 김 이장은 어렸을 때부터 이 샘 부근에서 살아왔다.

“내가 초등학교 다닐 때에는 이 부근 동문마을에 150가구가 살았어요. 그 가구와 고내마을 사람들까지 이 우물물을 먹고 살았고, 이곳에서 빨래까지 했지요”라며 김 이장은 “당시 주변이 모두 논이었는데, 이 우물로 농사를 다 지었지요”라고 말했다.

동네에 지하수와 수도가 놓아진 이후 동문샘 이용은 점점 없어졌지만, 이 마을에서 동문샘은 마을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고증과 같은 곳이다.

김 이장은 이장을 맡은 10년간 이곳 동문샘 관리를 봉사로 알고 해왔다. 동절기에는 한 달에 한 번 하지만 하절기에는 이끼가 끼기 때문에 한 달에 두 번 바닥까지 청소를 한다는 김 이장이다. “샘 관리하기가 복잡해요. 수중모터가 상당히 무거워요”라고 말하는 김 이장의 샘 청소법을 들어보니 간단하지가 않다.

일단, 수중모터가 상당히 무거워 들기도 고통스럽다는 김 이장은 우물 안으로 사다리를 놓고 들어가 샘물을 전부 모터기로 품어낸다는 것이다. 이후 빗자루로 바닥을 깨끗이 청소하는데 하루 세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물론 보수를 받는 일도 아닌데다 오히려 도와주는 사람이 있으면 간식이라도 사주고 있다.

또한, 동문샘 청소에서 애로사항은 각종 오물이나 쓰레기를 샘 안으로 투척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때로는 관광객들이 돌담을 들어 우물 속으로 밀어 넣기도 하는 것을 보게 되어 그러지 말라 해도 듣기 싫어하니 관리가 더욱 힘들다. 실제로 우물의 돌담이 하나씩 떨어져 있는데 관광객들이 돌담을 만져서 그렇게 떨어져서 우물 안으로 던져지게 되었다.

김화진 이장은 “사의재에 매주 관광객들이 오기 때문에 관리가 필요하다”며 “10년 동문샘 관리를 내일처럼 해왔지만 전문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곳 동문샘 옆 사의재는 다산 정약용이 1801년 강진에 유배되었을 때 주막집 주인 할머니의 배려로 4년 동안 기거하며 ‘경세유표(經世遺表)’ 등을 집필하고 제자들을 교육하던 곳이다. 사의재란 '네 가지를 마땅히 해야 할 방'이라는 뜻으로, 네 가지는 곧 맑은 생각과 엄숙한 용모 · 과묵한 말씨 · 신중한 행동을 가리킨다. (이현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