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륜의 범죄가 늘어나는 세상(2)
패륜아(悖倫兒)로 키운 부모
1등 공부만을 부르짖은 결과가 결국 자식을 패륜아로 만든 결정적 실수입니다.
자식들을 공부시키기 위해 시골서 서울로 그것도 서울 강남에 이사 가고, 또 갑자기 돈이 생긴 졸부들이나 돈 많은 부자들은 외국으로 보내며 과외까지 시켜서 무조건 1류 대학에 붙여 놓고 봐야 한다는 부모들의 정신 나간 얼빠진 생각 탓으로 인간의 가장 기본인 인성교육(人性敎育)을 제쳐두고, 자식을 패륜아로 키운 우리나라가 오늘날 이젠 걷잡을 수도 없는 지경의 사회현실이 되어 인간으로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도 없는 극단의 패쇄된 사회현실로 치닫고 말았습니다.
자식들을 부모 밑에서 어릴 때 인간의 냄새가 풍겨나는 부자간의 정(情)의 따뜻한 우애를 저버리고 1등 공부만을 고집하며 키운 결과입니다. 다시 말해 인간의 가장 기본이고 중요한 교육은 영어나 수학이 아닌 ‘사람’ 만드는 교육이 더 먼저라는 사실입니다.
필자가 글 쓸 때 마다 수 십 년 전부터 강조하는 말이 있습니다. 그것은 일본에 가 어릴 때 교육을 배우고 오라는 것입니다. 지금도 절대 늦지 않습니다. 일본에서는 초등학교 1,2학년 때는 부모가 반드시 가정교육부터 매로 엄하게 가르치고, 학교에서는 영어나 수학을 전혀 가르치지도 않고 가르치는 공부는 수신시간이라 하여 장차 사회에 나가 남에게 폐를 끼치는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주목적이고, 세부적으로는 인사법, 정직성, 줄서기, 국가시랑, 어른 공경하기, 신발 바로 놓기, 등등 2년 동안 전부를 이런 인성교육으로 채우고 있습니다. 이 저학년을 가르치는 선생님들은 학교에서 오랫동안 인정받는 모범의 선생들만을 골라서 시키는데 교육자로서 저학년을 가르친 사실을 이력서에까지 올린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 이후 3학년부터는 본격적인 학과교육을 시켜도 절대 늦지 않다는 말이었습니다. 그러니 필자는 젊을 적 무역업을 하며 일본에 자주 가면서 실지로 격은 사실 하나를 여기에 밝혀봅니다.
‘오사카(대판)’에서 가장 번화가인 ‘남바’라는 곳에서 ‘나라겐’을 가기위해 지하철을 탄 러시아워 시간 때입니다. 무거운 짐 두 개를 복잡한 지하철 안으로 끌고 들어가자마자 전차가 움직이는 바람에 옆에 분의 발을 밟아버려 일본어로 “스미마센(죄송하다)”라고 말하니 오히려 나에게 미안하다고 말합니다. “왜 내가 당신의 발을 밟았는데 미안하다고 하느냐?”고 물으니 웃으며 “내가 여기에 서 있지 않았으면 당신이 나의 발을 밟지 않았을 것이 아니요“라고 말하는 그분에게 할 말이 없었습니다. 아무리 바쁜 출근시간에도 서로 먼저 가라고 양보하는 미덕이 있습니다. 또 한번은 나라껜 ‘텐리’라는 곳에서 공중전화박스에 수첩을 두고 나왔는데 전철을 타고 가던 한 시간 쯤 후에 혹시나 해서 그곳에 가보니 수첩이 그대로 있었고 그 속에 비상금으로 넣어둔 일본 돈 3만 엔도 그대로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의 돈 많은 졸부나 부자들이 부모가 남기고 간 유산 때문에 형제들이 만나면 원수처럼 싸우고, 심지어는 재산 싸움 때문에 죽이기까지 하는 세상으로 변해 버렸습니다. 대표적인 삼성 재벌가의 형제간들끼리 재산분규다툼으로 법정에까지 송사가 되고 있는 실정이지요. 일직이 다산 정약용 선생께서는 인간이 인간으로서의 구실을 제대로 하려면 가장 먼저 효제(孝悌)를 바탕으로 삼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형제간에 우애하고 부모를 제대로 모시고 화목하게 지내야 한다고 했습니다.
목민심서‘청송’에 “인륜에 관한 소송은 천도(天道)에 관계되는 일이니 제대로 판별하여 의당 명확해야 한다.”고 했고, “골육끼리의 소송으로서 의(義)를 저버리고, 재물에 목숨을 건 사람은 마땅히 엄하게 징치해야 한다.”고 말하고 부자, 형제, 자매 등의 피를 나눈 사람끼리의 재산 싸움에는 엄중한 처벌을 요구하였습니다. 그러니 무엇보다도 인륜도덕이 높은 가치로 인정받고, 효제사상이 사회전체를 지배하는 논리로 교육의 틀이 바뀌어야하는 것이 아닐까요. 경쟁만 부추기면서 돈과 재산만이 최고의 가치로 자리 잡아 가는 것이 지속되는 한 반인륜적 범죄를 줄이게 할 방법이 없다는 것입니다. 다산 선생은 아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부모, 형제, 자매. 친척, 그래도 그들이 가장 가까운 인간관계인데 어쩌란 말인가?” 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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