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읍 교촌리 남강서원에서 제향의례
유교문화 전통 이어가는 사람들
강진읍 교촌리에 있는 남강서원에서 지난 9일 오전 10시 제를 모셨다. 남강서원은 조선 중기의 문신 우암(尤庵) 송시열(1607∼1689년)을 모시고 있다. 송시열이 숙종 15년(1689)에 제주도로 유배 가게 되었을 때 제주도로 가는 배를 타려다 폭풍을 만나 만덕산 백련사(白蓮寺)에 머물며 유생들에게 강론을 하였는데 그를 기념하기 위해 순조 3년(1803)에 세운 것이 바로 남강서원이다.
당시 강진의 향유(鄕儒)들이 정읍 노암서원에 모셔져 있던 송시열의 영정을 백련사로 옮겨 봉안하고, 영당의 액호를 남강이라 하였는데 백련사의 영당이 남강서원의 전신(前身)이다. 헌종 4년(1838) 향림들의 발의로 사당에 주자를 정위봉향(正位奉享)하였으며, 1901년 현재의 위치에 신단을 설단하여 주자와 송시열을 향사하는 한편 어필각을 건립하였고, 후에 박광일을 추배하였다. 남강사(南康祠)라고도 한다.
사당 왼쪽에 구(舊) 어필각이 있고, 그 앞으로 정면 1칸·측면 1칸의 맞배지붕집으로 새로운 어필각이 있다. 어필각에는 전라남도유형문화재 제154호로 지정된 남강사 주자갈필목판(南康祠朱子葛筆木版)이 모셔져 있는데 주자갈필목판은 순조 9년(1809)에 송시열이 제주로 유배갈 때 배를 탔던 성자포 앞바다로 떠내려 온 궤 안에 있던 것이다. 강진 현감이 이 궤를 감영으로 옮기려 했으나 궤를 수송하던 사람과 말이 남강사 앞에서 전복하여 더 이상 옮길 수 없게 되자 그 목판을 서원에 소장하게 된 것이다.
이날 유건, 유복, 유화로 복장을 갈아입은 어르신들은 연장자들의 예법에 따라 선현들의 업적을 찬양하고 그 정신을 이어받고자 정성을 다해 의식을 거행했다. (이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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