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약전의 흑산도 <복성제> 서당의 복원
서울 샌님 정약전과 바다탐험대 1
김해등 지음/ 웅진주니어
김해등의 동화는 역사를 소재로 하고 있다. 국사 시간에 쉽게 배울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 지식인도 말로만 알 뿐일 정도로 어려운 역사의 한 페이지를 싹둑 베어내어 어린이로 하여금 그 속에서 지느러미를 흔들게 하고 있다. 그래서 그 유명한 자산어보를 쓴 조선후기 실학자 정약전과 함께 웃고 울며 자연을 알아가고 배워가고 체험하는 동화이다. 그러므로 정약전 선생이 아동들에게 글을 가르쳤던 흑산도 사리 <복성제> 서당 복원사업처럼 느껴지는 것이 곧 이 책이 아닐까 싶다.
총 227종의 수산 동식물에 담겨진 자산어보에는 비늘이 있는 물고기 70종, 비늘이 없는 물고기 42종, 조개류 69종, 잡류 46종 등으로 구분해 놓았는데, 그 형태 및 약성에 대해 기술했으므로 오늘날에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러한 역사적, 학문적 배경을 통해 <서울 샌님 정약전과 바다탐험대> 장편동화가 탄생된 것이다.
총 3권으로 엮어질 이 동화는 2권은 5월에, 3권은 8월에 출간될 예정이다. 제1권에서는 정약전이 흑산도에 유배를 간 후 그곳 꼬마 여섯을 만나 좌충우돌 섬 생활을 적응하고 물고기들을 접하게 되는 과정을 그렸다. 약전이 <복성제>란 서당을 운영하는 것도 얘기하고 있는데, 김해등 작가는 약전이 물고기를 접하면서부터 자산어보를 집필하였다는 얘기를 상상력으로 썼다. 결국 정약전과 자산어보의 역사를 접하기가 어려운 어린이들을 위해 이 동화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든 셈이다. 앞으로 나오게 될 2권에서는 물고기를 실재 채집하고 해부하고 기록하는 과정이 그려진다. 대왕오징어, 독돔, 고래 등의 물고기 등이 등장하면서 자산어보가 무엇인가를 보여준다. 제3권에서는 흑산도에서 홍어를 사고파는 상인 문순득이 등장한다. 그는 태사도로 홍어를 사러 갔다가 풍랑을 만나 일본 오키나와, 필리핀, 중국 등을 떠돌게 되는데, 그 나라의 놀이, 집, 옷, 배, 말이나 글씨 등을 소개하게 된다. 어린이 책으로는 처음 소개하는 내용이다. 그렇다고 역사책은 아니다. 역사를 소재로 해서 작가의 상상력이 동원되었으므로 순수 창작동화이다.
이 책이 나오기까지는 서울문화재단 창작기금, 강진군과 전라남도로부터 문예진흥기금을 받은 것이 기초가 되었다. 작가는 “이 책이 출간되고 나니까 같은 출판사에서 제안이 들어왔다. 정약전에 대해 동화를 썼으므로 이번엔 그의 동생인 정약용의 목민심서를 바탕으로 조선시대 명탐정 사또이야기를 써보자는 거였다. 그래서 전 3권으로 계약을 마쳤다.”
계약을 끝낸 이 책은 흑산도를 배경으로 쓴 정약전의 얘기와는 달리 전라도 강진과 경상도가 활동무대가 된다. 9월부터 내년 3월까지 집필이 완료되면 내년 하반기에 출간될 예정이다. 김해등 작가의 창작집은 지금까지 발간된 동화책들이 전국 서점에 배포됨과 동시에 각각 15쇄 정도 인쇄되어 판매가 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정약전과 바다 탐험대> 및 목민심서를 바탕으로 쓴 동화책 역시 상당한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송하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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