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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태 수필 - [ 잘 살겠습니다 ] - "일의 기쁨과 슬픔"을 읽고

[ 잘 살겠습니다 ] - "일의 기쁨과 슬픔"을 읽고

 

- 열린정책뉴스 논설위원 김현태

 

"장유진 소설, 일의 기쁨과 슬픔"에서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평범한 이삼십대 직장인의 일, 사랑, 여가로 삶의 베란스를 맞추어나가는 한국 청년의 생애주기로 치열하고 성실하게 통과해가는 글을 읽으면서 이 시대를 살아는 청년들에게 한번쯤 읽어보도록 권하고 싶어 독후감을 쓰기로 했다

 

작가의 소설속에 실린 내용들은 모두 회사에 다니는 동안 발표된 작품으로 월급을 받아 소설책을 사고, 문예지를 구독하고, 유료강좌를 들으면서, 때로는 연차나 반차를 내고서 소설을 썼다고 한다. 일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을 때는 소설을 읽고 쓰면서 위로를 받았고, 반대로 아무리 붙잡고 있어도 소설이 잘 써지지 않을 때는 시간을 들인 만큼 물리적 결과물이 나오는 회사 일에서 위안을 얻었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설을 쓰는 일을 비밀로 하면서 부끄러워 했지만 소설가로 데뷰하고 나서 글이 단 한명일지라도 누군가에게는 내 글이 가닿는 것이고, 고래 꿈을 꿔준 사람과 독자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는 작가의 "일의 기쁨과 슬픔"에 대한 글을 읽으면서 이 험난한 세상을 살면서 보다 적극적인 사고와 긍정적인 마인드로 업무에 임할때 모든것을 다 얻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해주신 작가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소설집에서 기본값으로 등장하는 인물은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평범한 이삼십대 직장인이다.

, 사랑, 여가로 삶의 베란스를 맞추어나가는 보통의 직장인들은 한국 청년으로서의 생애주기를 치열하고 성실하게 통과해 나간다.

 

소설에 등장한 이 청년들은 하나로 이어, 장애물을 뛰어 넘으며 한단계씩 레벨업하는 젊은 직장인의 성장서에서 읽을수 가 있었다.

졸업학기를 앞두고 여름방학 3개월 동안 더블린으로 워킹홀리데이로 가는 다큐멘터리 피디 지망생이 그 주인공이다.

 

스펙, 학벌, 학점 모두 평범한 ""는 취업시장에서 매겨지는 자신의 조건과 가치를 정확하게 아는 사람이다.

학자금 대출 때문에 해외연수 대신 선택한 위킹홀리데이가 자신에게 대단한 도전이지만 취업경쟁에서는 시시한 준비운동에 지나지 않는다는 차가운 현실도 말이다.

 

소설은 낯선 이방인과의 낭만적인 조우에서 끝내지 않는다. 한국에 돌아온 ""는 다시 현실에 직면하고, 방송국 피디 공채에 줄줄이 낭방한 끝에 외주 제작사와 식품회사 회계팀에 차례로 입사한다.

백한번째 이력서와 첫번째 출근길에서 그 균형감각은 젊은 직장인의 첫 출근길 장면으로 짧게 스케치된다.

대학 졸업 후 인턴과 계약직으로 임하면서 수많은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써온 "중고 신입" 시내기 직장인에게 첫 정규직 직장으로 향하는 출근길은 설렘과 두려움의 연속이다.

이 주인공도 치열한 취업시장을 거쳐본 청년 세대답게 자신의 조건을 수많은 숫자들로 환산하는 계산법으로 살아간다.

 

"일의 기쁨과 슬픔"에서는 바야흐로 본격적인 직장 생활이 펼쳐진다. 판교 테스로벨리의 소규모 스타트업 회사에서 일하는 평범한 직장인의 애환을 담은 이 소설은 한국문학사에서 "회사소설" 장르를 새로운 버전으로 업그레이드해 놓았다. 이 소설이 날카롭게 파악하고 있는 자본주의 회사 시스템은 기본적으로 부조리한 구조적 모순을 내재하고 있다.

효율적인 작업 진행을 공유하기 위한 스크럼이라는 업무관리 기업인 회사 대표의 중언부언으로 매일의 시간이 허비가 되고, 수평적인 업무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영어 이름 체계가 오히려 위계 있는 직급체계를 새로운 방식으로 생산하는 식이다.

 

무엇보다 두드러지는 문제는 "갑질"이다. 자신의 인스타 그램에서 클래식 공연 공지를 가장 먼저 선렵하려는 회장의 심기를 건드렸다는 이유로 월급 대신 카드 포인트를 받게 된 카드회사 직원 이야기가 핵심이다.

평등하고 새련된 동시대 감각을 따라 가겠다는 실속 없는 의지를 비웃듯, 가장 권위적이고 폐쇄적인 위계 구조를 굳건히 잔존하고 있다.

이 시차의 여파를 감당해야 하는것은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의 역할을 벗어날 수 없는 노동자 개인의 몫인 것이다.

 

그러나 작가는 현실의 부조리를 고발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시스템 속에서 생존해야 하는 개인의 구체적인 삶을 질문 하며 한걸음 더 나아간다. 그런 점에서 중고거래 앱 서비스를 통해 포인트를 돈으로 바꾸는 카드회사 직원의 대응은 자못 신선하다.

그런데 이들이 체득한 자본주의 교환논리가 완벽하게 작동하지 않을때가 있다. 각자의 욕망과 이해를 가진 사람들이 사는 이 복잡한 세계에서 언제나 예상치 못한 변수가 끼어들기 때문이라고 했다.

 

"잘 살겠습니다"가 청첩 문화에 깃든 자본주의 교환논리와 거기서 파생되는 여성 직장 동료 간의 유대를 그렸다면 "도움의 손길"은 자본주의 사회에 필연적으로 존재할 수밖에 없는 고용자와 피고용자 관계의 미묘하고 복잡한 거리감각을 직장인인 기혼 여성의 입장에서 포착한다.

자본주의의 위계적인 구조 속에서 언제나 피고용자로 살아온 """누군가를 부리는 위치에 있다는 느낌이 불편하고 싫을 것" 같으면서도 불가피하게 처음으로 노동력을 구매하게 된다.

그런데 가사도우미 아주머니는 이 시스템 안에서 생존하기 위해 확실하고 쾌적한 자기 소유의 무언가를 필사적으로 마련해보려는 ""의 경계를 자꾸만 침범해 들어온다고 썼다.

 

동시대 한국사회를 살아가는 청년이라는 조건은 여성을 둘러싼 폭력이나 몰이해와 맞물렸을 때 조금 더 복잡해진다. 직가의 소설은 그 복잡한 지형을 때로는 영리하게 때로는 유쾌하게 비틀면서, 여성에 다한 폭려과 몰이해의 밑바닥에 어떤 그림이 그려져 대상화 하는 천잡한 욕망과 한국사회의 잰더 귄력 문제가 뒤얽혀 있다.

 

"다소 낮음"에서 진정성의 세계는 앞 소설들과 달리 예술 시장 안에서 조금 다른 각도로 조명하고 있다. 정확하게 현실을 인식하는 유미의 세계와 "다소 낮은" 곳에 있는 장우의 세계를 고루 품고 있다.

 

"잘 살수 있을까, 부디 잘 살 수 있으면 좋겄는데". 빛나 언니와 ""에게 동시에 향했던 "잘 살겠습니다"의 문장은 이 세계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보내는 이 소설의 마지막 바람이다.

아무리 삭막하고 냉혹한 세계일지라도 우리, 부서지지도 먹히지도 말자고, 잘 살아 보자고, 소설의 개인들은 시스템에서 무비판적으로 순응하지도, 그렇다고 무모하게 달려들지도 않으며, 일하고 사랑하며 살아가는 작은 슬픔과 행복을 긍정한다.

 

소설속에 등장하는 산뜻하고 담백한 인물들은 자본주의 시스템 안에서 살아가야 하는 개인들의 작고 평범한 기쁨을 포착해 냈다. 그렇다면 소설과 더불어 우리는 이제 한국문화의 개인에 대해 이렇게도 사유해볼 수 있겠다. 이 사회에서 을이자 약자인 여성, 청년, 노동자들이 특유의 생존감으로 시스템을 체화하고 구부려,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이다.

이 개인들은 시스템 안에서 노동자로서의 위치를 정화하게 자각하고 작은 행복을 소중히 여기며 그것을 지키기 위해 예리한 센스를 발휘할 줄 안다. 이 센스는 타협이라기 보다 응전이다.

 

삭막하고 불공평한 세상에서 쉽사리 생계를 포기할 수 없는 개인의 시스템을 버텨내게 하는 근력이다.

별이 총총한 하늘이 인간에게 더이상 길을 알려주지 않는 시대를 넘어, 별빛이 보이지 않는 깜깜한 하늘 아래 각각 길을 헤쳐나가야 하는 시대에 봉착한 우리에게 주어진 가능성이다.

 

지금 우리 한국문학에 새롭게 요구되고 갱신되고 있는 것은 감수성이 아니라 센스의 혁명인 것이다. 그리하여 우리는 작가의 소설과 더불어 새로운 한국문화 앞에서 이렇게 말해볼 수 있게 되었다.

, 잘 살겠습니다. 잘 살아 보겠습니다.

아울러 작가가 띄워 놓은 "사시는 동안 적게 일하시고 많이 버세요"라는 멧세지를 떠올리며 늘 건강을 지켜 가면서 열심히 일하되, 매사 감사함으로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열정을 다해 살아간다면 모든것을 다 얻을 수 있다는 자신감과 희망을 갖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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