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에게 자유를 선물한 프로메테우스-
만물의 영장이 될 수 있도록 ‘신의 불’을 선물
그것은 불굴의 저항정신과 자유를 향한 의지
자유란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이다. 같은 자유지만 ‘누가 가진 자유인가’ 혹은 ‘어떤 목적으로 누리고 싶어 하는가’에 따라 자유의 의미는 달라진다. 영국의 철학자 이사야 벌린은 자유를 소극적 자유(negative freedom)와 적극적 자유(positive freedom)로 나누어 ‘개인이 타인의 간섭 없이 자신의 의도나 행동을 자신의 마음대로 혹은 의지대로 할 수 있는 자유’를 소극적인 자유로, ‘스스로 결정한 것을 실현하려고 노력하는 상태’를 적극적인 자유라고 정의했다.
우리는 삶을 살면서 소극적인 자유로 사는 것인지, 적극적인 자유로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스스로 결정하고 실현하고 노력하는 것인지 한번쯤 생각해본 적이 있었는지 뒤 돌아 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정말 소중한 자유의 가치라는 낱말을 바라볼 줄 아는 것이라고 생각 되기 때문이다.
자유는 누군가의 것인가?
자유는 누군가의 것인가? 세계사를 보면 자유의 가치가 재단될 때 비로소 독재는 날개를 단다. 자유의 탈을 쓴 억압과 민주주의의 탈을 쓴 독재, 국민들이 무지할 때 권력은 자유시민을 옥죄었다. 표현의 자유가 억압되고, 독재는 날개를 폈다.
자유는 절대로 공짜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독립운동이 그러했다. 광주항쟁이 그러했다. 미얀마의 민주화를 이루기를 기원하는 우리의 마음이 그것이다.
토마스 아퀴나스는 인간의 모든 사유와 행위는 예정되어 있고 신의 의지에 따른 것이지만 신이 자유롭기 때문에 인간의 예정에도 자유가 부여된다고 주장했다. 스피노자는 한 사물이 자기 본성의 필연성에 따라 존재하고 움직일 때 그 사물은 자유롭다고 보았다. 루소는 자유는 인간이 자연상태에서 지니는 속성이며, 오직 개인에게만 속한다고 보았다. 칸트는 자연과 자유를 같은 차원의 세계에서 조화시킨 것이 아니라 두 세계론에 근거해 각기 다른 세계의 원리로 보았다. 헤겔에 따르면 자유는 ‘절대정신’의 속성이며, 마르크스주의에 따르면 자유는 자연법칙을 특정 목적을 위해 계획적으로 적용하고 활용함으로써 자연과 사회에 대한 지배력을 늘려가는 데서 성립한다고 했다.
자유란 주위의 시선과 평가로 부터 초연해지고 내가 하고자 하는 일과 되고자 하는 존재에 대해 허락을 구하지 않는 삶이다. 지는 해가 만드는 낙조는 일출만큼 눈부시지는 않다. 하지만 아름다움으로 치면 낙조가 일조를 능가 할 수도 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다고 생각하면서
하루하루 시간 속에서 자신의 자유를 찾아보자.
프로메테우스는 인간을 위해 불을 가져다주었다는 죄로, 스키타이 절벽에 묶인 채 독수리에게 간을 쪼이는 신세가 되었지만 권력을 남용하는 독재자 제우스에게는 절대 굽히지 않았다. 제우스는 인간을 복종시키고 싶어 한다. 반면 프로메테우스는 인간을 자유롭게 하고 싶어 한다. 제우스의 독재와 신적 정의, 프로메테우스의 자유를 향한 의지와 인간에 대한 사랑은 서로 화해하지 못하고 영원히 대립한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여러 가지 사건들 중 ‘인류에게 가장 역사적인 일’ 가운데 하나는 ‘프로메테우스’와 관련된 것이다. 인간에게 불을 전해준 신 프로메테우스의 불은 ‘신들만의 것’이었다. 인간에게 불을 선물하려는 프로메테우스의 계획을 제우스가 반대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프로메테우스는 올림포스 신전의 화로에서 불을 훔쳐 인간에게 선물로 준다.
불은 인류의 역사를 송두리째 바꾸는 큰 사건이 됐다. 불에서 철을 다루고 무기를 만들어 인간의 삶 변화를 가져왔다. 그것은 불을 다루는 인간 다시 말하면 불은 인간이 다른 동물보다 뛰어나다는 것을 입증하는 확실한 증거가 됐다.
불을 피워 몸을 따뜻이 함으로써 추위를 이겨냈고, 먼 거리를 이동할 수 있었다. 불은 인간에게 철을 가져다주고, 철은 무기를 탄생시켰다. 무기는 사냥을 통해 인간의 먹거리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다 주었다.
농기구 등장으로 시장의 탄생이 생기고, 무기는 전쟁의 모습과 규모를 변화시켰다. 정복을 통해 사회는 지배하는 자와 지배당하는 사람으로 구분되었다. 불이 변화시킨 인간의 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농기구의 발전이다. 철제 농기구는 농산물을 많이 생산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주었다.
그 철제 농기구로 생산의 증가를 가져왔고 이를 교환하기 위한 시장이 탄생했다. 시장은 교를 통해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장소가 됐다. 프로메테우스는 인간을 만들었다. 그리고 이들이 ‘만물의 영장’이 될 수 있도록 ‘신의 불’을 선물로 안겨주었다. 그리스 신화의 티탄신족 중 하나로 미리 생각하여 행하는, 먼저 아는 사람이라는 뜻을 가진 프로메테우스는 미래를 내다보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기에 동생 에피메테우스(행동하고 후회하는 자)를 데리고 제우스 편을 들게 된다. 프로메테우스는 제우스의 명으로 신의 형상을 본떠 인간을 빚어 바치지만 불안하고 단점도 많아 맘에 들지 않았던 제우스는 이 인간을 버리고 더 완벽한 인간을 만들고자 했다. 프로메테우스는 자신이 만든 인간을 지키려고 신들의 세계에 있는 불을 훔쳐 인간에게 가져다주었고 인간은 무기를 만들어 동물을 지배하고 도구를 만들어 농사를 지음으로써 인간의 수는 급속히 늘어났다.
불의와 억압, 참혹한 고통 앞에서도 신에게
무릎 꿇기를 거부했던 프로메테우스
그의 동생 에페메테우스는 제우스가 보내는 선물상자를 받지 말라는 형의 경고를 까맣게 잊은 채 여인 판도라를 아내로 맞이하는데 그녀로 인해 온갖 재앙이 인간사회를 덮친다. 희망만을 남긴 채 가져간 일들이다. 그의 이름은 가엾게도 나중에 후회하는 자가 되었다.
결국 타락한 인간은 신의 노여움을 사고 멸망의 길로 이른다. 이는 마치 성서 속의 아담과 이브의 타락을 연상시킨다. 제우스는 판도라가 상자를 열면서 촉발된 재앙과 타락한 철 종족의 형태에 분노해 신들의 회의를 소집한다. 여기서 제우스는 인간을 멸하고 다른 종족을 만들겠다며 세상을 물바다로 만든다. 제우스는 아우 포세이돈의 도움을 받아 대지를 물속에 잠기게 한다. 이 때 오직 파르나소스 산만이 물위에 솟아 있는데 프로메테우스의 아들인 데우칼리온과 그의 아내 피라(에피메테우수와 판도라 사이에 생겨난 딸)이 유일하게 이곳으로 피신했다. 예지력을 가진 프로메테우스는 홍수가 닥쳐오리라는 것을 미리 알고 아들에게 나무 상자를 만들어 그 속에서 필요한 것을 넣고 아내와 함께 타도록 이렀다.
프로메테우스는 신이었기에 밤이 되면 또다시 새로운 간이 돋아나 아침이면 영락없이 독수리에게 공격당한다. 그는 웅크리고 앉을 수도, 움직일 수도 없도록 묶인 채로 서서 꼼짝없이 형벌을 감내해야 했다. 제우스는 자식에게 죽임을 당하리라는 예언을 들었고 그 비밀을 알고 있는 유일한 자가 프로메테우스였기에 매일 헤르메스를 보내 회유하고 협박한다. 하지만 프로메테우스는 자신의 운명을 감수하겠다며 헤라클레스가 독수리를 활로 쏘아 풀려나게 될 때까지 3천년이나 이 형벌을 감내한다. 불의와 억압, 참혹한 고통 앞에서도 신에게 무릎 꿇기를 거부했던 프로메테우스는 신을 향한 도전이자 저항이었다. 인간이 선물 받은 불은 다름 아닌 이 불굴의 저항정신이라 할 수 있다.
기축옥사 때 동인백정이라는 별칭을 얻을 정도로 3년간 천명이 넘는 선비들을 죽음으로 몰고 간 광란의 역사를 쓴 송강 정철은 이후 선조에게 철저하게 버림받고 유배지에서 굶어죽었다. 사람이 도구로 쓰이면 언제든 토사구팽 당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역사적 교훈이다. 9수씩이나 하느라 법전만 파느라고 역사를 잘 모르나본데 그는 여러모로 정철을 닮았다. 정철이 시인으로 남았다면 가사문학의 거두로 지금까지 사랑받았을 것이나 기꺼이 권력투쟁의 칼자루를 대신 쥔 탓에 독(毒)철, 광(狂)철이라는 오명으로 남은 것은 후세 사람들에게 맡길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5·18광주민주화운동은 1950년 6·25전쟁 이후 가장 많은 사상자를 낸 정치적 비극이었으며, 한국의 민주화 과정에 있어 가장 큰 사건의 하나였다고 할 수 있다. 광주민주화운동을 계기로 한국의 사회운동은 1970년대 지식인 중심의 반독재민주화운동에서 1980년대 민중운동으로의 변화를 가져왔다. 집권세력에 대항해 최초로 무력항쟁을 전개하였다. 또한 촛불시민의 반격은 바리케이드를 치는 것은 초유의 일로 기록될 것이다. 5월의 항쟁과 6월의 한국전쟁을 바라보며, 빠삐옹이라는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자유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를 절감하게 될 것이다. 그 어떤 신보다 프로메테우스는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지금까지 소설과 음악, 미술 등에서 수많은 창작의 원천으로 이어지면서 자유를 향한 인류의 정신을 고양시켰다.
간(肝) / 윤동주
바닷가 햇빛 바른 바위 위에
습한 간(肝)을 펴서 말리우자.
코카서스 산중에서 도망해 온 토끼처럼
둘러리를 빙빙 돌며 간을 지키자.
내가 오래 기르던 여윈 독수리야!
와서 뜯어 먹어라, 시름없이
너는 살찌고
나는 야위어야지, 그러나
거북이야!
다시는 용궁의 유혹에 안 떨어진다.
프로메테우스 불쌍한 프로메테우스
불 도적한 죄로 목에 맷돌을 달고
끝없이 침전(沈澱)하는 프로메테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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