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고을신문 : 남미륵사 소지(燒紙)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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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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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륵사 소지(燒紙)의 비밀
(종이를 태움)

소지의 신묘함에 전국 사진작가들 관심 불러일으켜 앞 다투어 촬영

오대산 월정사 스님 및 신도, 소지의 비밀에 16일 버스대절 방문도

 

석가모니 부처님과 제자들, 화마(火馬), 어린아이 얼굴, 손 등 다양한 모습은 지장보살의 메시지

세계미륵대종 총본산 남미륵사는 비밀이 많은 사찰이다. 한 개인이 대작불사를 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불자라면 남미륵사를 찾았을 때 경내가 어마어마하다는 점에서 가장 먼저 놀라고, 동양 최대 36미터 아미타 황동좌불의 규모에 놀라며,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의 주목나무로 조성한 관음전의 33 관세음보살상에 놀란다.

특히 33관세음보살상은 각기 주목 나무 한 그루를 가지고 관세음보살상을 만들었기 때문에 관세음보살상이 얼마나 크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게다가 관세음보살상은 종이처럼 얕게 옷자락이며 장신구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충격을 주고 있다. 그 어느 사찰에서도 볼 수 없는 33관세음보살상인 것이다.

특히 남미륵사는 자비희사(慈悲喜捨)를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사찰이다. 부처로 행동하는 법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 한 가지는 자비희사 사무량심이다. 법흥 스님이 봉사를 해온 공로로 2020년 국무총리상을 수상한 것도 그 때문이다.

가섭아, () 즉 자애를 닦으면 탐욕의 마음을 끊고, () 즉 슬픔을 닦으면 성내는 마음을 끊느니라. () 즉 기쁨을 닦으면 고통을 끊고, () 즉 버림을 닦으면 탐욕과 성냄과 차별의 마음을 끊느니라.”

나와 남을 구별해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로 생각해서 보살행을 하는 것이 곧 자비희사인데, 이렇듯 남미륵사는 자비희사 사무량심의 실천을 제1로 생각하는 사찰이다. 법흥 스님이 항상 하시는 말씀 가운데 이고 지고 가는 것도 아니요, 한 벌 옷이면 족하기 때문에 중생에게 이로움과 즐거움을 주려고 노력한다. 이는 불성이 지닌 성질 그대로 움직이는 것으로 마음에서 우러나기 때문에 하는 것이다.”라고 하시는데, 이는 중생이 부처의 행실을 본받아 실천하면 부처처럼 행동하는 것이 습관으로 굳어진다. 습관으로 굳어졌을 때 바로 부처의 모습이기 때문에 법흥 스님의 자비희사 사무량심은 부처의 모습을 닮은 것이 아니겠는가.

이러한 남미륵사는 극락세계를 꿈꾼다. 업과 번뇌가 있는 예토(穢土)보다는 좋고 즐거운 것만 있는 정토(淨土)를 희망하는 사찰이다. 극락정토(極樂淨土)니 미륵정토(彌勒淨土)니 약사정토(藥師淨土)니 화엄정토(華嚴淨土)니 하는 것과 같고 해탈열반의 세계도 정토인데, 극락정토를 추구하는 정토종이 곧 남미륵사인 것이다.

아미타불을 신앙의 주불로 삼고 있는 남미륵사는 아미타불의 본원력에 의지해서 극락정토에 가서 태어나는 길을 안내해 준다.

 

여기에서 서쪽으로 십만억 불국토를 지난간 곳에 극락이라는 세계가 있으니 거기에서 아미타불이 지금도 설법을 하시느니라. 거기에 있는 중생들은 아무런 괴로움이 없으므로 극락이라고 하느니라.

사리불아, 극락세계의 부처님을 어째서 아미타불이라고 하는 줄 아느냐? 그 부처님의 광명이 한이 없어서 시방세계를 두루 비추어도 조금도 걸림이 없기 때문이니라. 그 부처님의 수명과 그 곳에 사는 이들의 수명이 한량없으므로 무량수 무량광을 깨달으시고 성취한 아미타불이라고 하느니라.

 

<아미타경>에서 먼저 극락세계와 아미타불에 관한 말이다. 불자이건 불자가 아니건 간에 인간은 누구나 극락세계를 이상세계로 여길 것이다. 왜냐하면 고통과 괴로움이 없는 세계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극락세계를 갈 수 있는 것일까? 아미타불이 설법을 하고 계시는 극락세계는 아미타불의 광명이 한량없이 펼쳐질 뿐 아니라, 그곳에 사는 이들의 수명 또한 한량이 없는 곳이긴 하지만 10악의 어리석음을 극복해야만 가능하다. 사람을 죽이거나 도둑질을 하거나 사음행을 하거나 거짓말이나 아첨말을 하거나 이간질을 붙이거나 욕설을 하거나 탐냄을 내세우거나 성을 내는 일 등 열 가지의 악을 극복했을 때 갈 수 있는 곳이 극락세계이다.

48대원이 성취되기까지는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서방정토 극락세계의 교주 아미타불은 중생 구제라는 원을 세우고 무량겁을 닦아서 아미타불이 되었다고 한다.

<아미타경>은 극락세계로 가는 길을 이렇게 일러주고 있다.

사리불아, 조그마한 선근이나 복덕의 인연으로는 저 세계에 가서 날 수 없느니라. 선남자 선여인이 아미타불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한결같은 마음으로 아미타불의 명호를 외우되 조금도 마음이 흐트러지지 않으면 그가 임종할 때에 아미타불이 많은 성인들을 거느리고 그 사람 앞에 나타날 것이니라. 그가 목숨을 마칠 때에도 생각이 뒤바꾸지 않고 아미타불의 극락세계에 왕생하게 될 것이니라. 어떤 중생이든지 이 경을 들으면 마땅히 극락정토에 왕생하기를 발원할지니라.

사리불아, 어떤 사람이 아미타불의 세계에 나기를 이미 발원하였거나 지금 발원하거나 혹은 장차 발원한다면 그는 바른 깨달음에서 물러나지 아니하고 그 세계에 벌써 났거나 지금 나거나 혹은 장차 날 것이니라. 그러므로 신심 있는 선남자 선여인은 마땅히 극락세계에 나기를 발원해야 할 것이니라.

 

<아미타경>에서의 서방극락세계는 분명히 내세에 얻는 것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내세의 극락을 얻으면 현재의 극락도 있기 마련이다. 이는 미래에 대한 삶의 설계인데, 즉 미래가 없는 현재는 환각에 불과하기 때문에 극락에 대한 확신이 섰을 때 현재의 극락도 가능하다. 잘 먹고 잘 살고 풍요로운 삶도 미래와 연결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부처님의 원력을 믿고 따르는 것이 현재의 극락도, 미래의 극락도 가능하다는 것을 불도들은 알아야 한다.

 

  남미륵사가 추구하는 영가천도의 현대적 의미는 무엇인가?

 

십여 년 전부터 산에 묻혀있는 조상의 무덤을 파헤친 후 현장에서 아예 화장해 뿌려버리는 일이 지금까지도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현대판 부관참시라고 말할 정도이지만 후손들은 거리낌 없이 자행하고 있는 것이다. 대부분 해골인 상태이지만 매장한 지 십 년이 지났어도 썩지 않고 그대로 있는 시신도 있는데, 가차 없이 도치램프로 불태워버린다. 그러니까 무덤 자체를 없애버리는 것이 그 목적이다.

왜 사람들은 고향에 묻힌 부모님, 조상님의 무덤을 없애버리는 것일까? 그것은 벌초를 제대로 하기가 어렵기 때문인데, 그러다 보니 늘 마음속에 부담을 느끼기 때문이다. 항상 조상님들을 홀대하고 있다는 부담을 없애버리기 위해 그같이 무덤을 파헤쳐 화장해 뿌리는 것이다.

부모는 내리사랑으로 자식에게 한없이 사랑을 베풀지만 자식은 받은 만큼 돌려드리지 못한다. 부모는 서운함과 함께 배신감을 느낄 수 있다. 나 죽어도 오지 말라고 해라. 벌떡 일어나서 나무람을 줄 것이다. 이게 부모의 배신감에서 나올 수 있는 말이다. 그렇다고 자식에게는 없는 것인가. 자식은 자식대로 효도하지 못하는 죄책감이 있다. 더구나 부모를 비롯해서 일가친척의 죽음을 통해 죄책감이 생기기 마련인데, 이 죄책감은 억압된 감정으로서 무의식 속에 쌓이기 마련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죄책감은 누구에게나 있는 법이어서 죽은 자와 산 사람의 관계가 빚어낸 죄의식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힘을 가지고 있고 큰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그래서 그 죄책감을 없애기 위해 후손들이 조상의 무덤을 파헤쳐 화장한 다음 뿌리는 것이 한 예이다.

그렇다고 죄책감이 송두리째 없어지는 것일까? 여기에서 지장보살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지장보살의 원력(願力)은 모든 중생을 구제하는 일이지만 더 크게 생각하는 일은 저승세계에 있는 영가들의 구제이다. 왜 지장보살은 그 일을 더 크게 생각하는 것일까? 그것은 선망영가(先亡靈駕)나 인연 있는 영가가 천도하지 못해 고통을 당할 때 영가들은 후손에게 호소한다는 점 때문이다.

그런데 후손들이 영가들의 호소를 알아듣지 못했을 때, 또 영가의 천도에 대해 노력하지 않을 때는 후손들의 생활 가운데 불길한 일이 생기기 마련이다. 당연히 영가를 천도하면 어렵던 일들이 풀린다는 것을 믿는 일이 영가천도이다.

그러므로 영가천도의 의식은 일종의 카타르시스 방법과 같은 것으로 죽은 자와 산 사람의 무의식 속에 숨어 있는 억압된 감정을 배설시키는 일이다. 천도재를 올린다는 일은 부처님과 지장보살에게 영가의 왕생극락을 기원하는 한편, 인연영가를 초청해서 공양함으로써 죽은 자와 산 사람 모두 무의식 속에 숨어 있는 억압된 죄의식을 녹아내리게 하는 것이다. 천도를 받은 영가들은 한의 감정을 풀게 되고, 천도재를 지내는 산 사람의 부담도 말끔히 씻어내는 일이 곧 영가천도인 것이다.

오늘날에도 절에서 영가천도를 하는 것은 지장보살이 지옥중생을 구한다고 나서고 있고, 선망영가로 인해 답답함을 느끼는 사람들이 끊어지지 않기 때문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인 가운데는 영가세계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극락이니 지옥이니 하는 것을 믿지 않은 것이다.

가까이서 남미륵사 법흥 스님을 모시는 보살들은 한결같이 이승과 저승을 넘나드는 스님이라고 말한다. 이는 법흥 스님이 천도를 받은 영가들이든 천도를 받지 못한 영가들이든 간에 모든 영가들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는 증언이다. 물론 사후세계를 안다는 것은 부처님만 아실 일이지만 적어도 남미륵사 법흥 스님은 사후세계 영가들의 목소리만을 듣고 있다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바로 그 증거로 영가들을 위해 지내는 천도재에서 소지가 빚어낸 불꽃 속의 모습이 바로 그 메시지이다. 불꽃 속의 부처님의 모습에서 사후세계가 있음을 말해주고 있고, 천진난만한 어린아이의 얼굴에서 그 어린아이의 마음이야말로 칠정(七情)이 없는 명경지수(明鏡止水) 청정심을 말해주고 있으며, 불타는 말에서 인간은 백년미만의 몸뚱이임을 깨닫고 말처럼 힘차게 정진(精進) 해야 한다고 말해주는 것 같아 미망(迷妄)에 헤매는 중생들에게 소름끼치는 지장보살의 말씀 그것이 아니겠는가.

취재 : 송하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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