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장성 강화든 지속가능성 확보든 문제 해결의 단초는 건보재정
김용익 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방송 인터뷰에서 "건보재정은 전 국민의 저축이고 사회적 안전장치로 전액 의료에만 쓰인다. 따라서 건강보험 보장성을 강화하여 병원비 걱정 없이 안심하고 살기 위해서는 10조 원 이상의 재정 적립금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반면, 김용하 순천향대 교수는 "당면한 현실과 미래의 재정위기를 감추면서까지 건강보험이 보장성 확대를 강행하기 보다는 먼저 장기적으로 건보제도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했다.
김 이사장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측면에, 김 교수는 "건강보험 지속가능성 확보" 측면에 주안점을 두고 있지만 두 논지의 공통축 내지 문제 해결의 단초는 건강보험 재정 문제다.
여타 국가보다 낮은 수준의 정부지원을 받는 건보재정
건강보험 재정의 수입 측면은 국민이 내는 ‘보험료’와 정부의 ‘국고지원금’으로 조성된다.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는 내년에 적용할 국민이 낼 건강보험료 인상수준을 올해의 3.2% 보다 적은 2.89%로 결정했다. 이는 코로나19 충격에 따른 경제위기의 심각성을 고려한 것이라고 한다.
반면 내년 건강보험 정부지원 규모는 13.5%로 결정되었다. 이는 법적 기준보다 낮은 수준으로 17대 정부(2008~2012년) 때 16.5%, 18대 정부(2013~2017년) 때 15.0%였지만, 국가의 적정부담을 약속한 현 19대 정부(2018~2020년)가 역대 정부 중 이렇게 국고지원에 소극적인 건 이해하기 힘들다고 시민단체는 이야기한다.
나아가 우리나라 정부지원 규모의 적정성을 타 국가의 정부지원제도 사례와 비교해 볼 때 프랑스(‘17년) 52.2%, 일본(‘16년) 27.4%, 대만(‘17년) 23.0%를 지원하므로 우리나라의 올해 14%의 정부지원 규모는 매우 낮은 수준이라고도 질타한다.
정부는 과소 국고지원의 정상화 약속을 지켜 전 국민을 보호해야
정부지원금 재원 구성은 ‘국고’와 ‘건강증진기금’ 두 가지이며, 정부는 매년 예상 수입액의 20% 수준(국고 14%+건강증진기금 6%)에서 지원해야 한다. 하지만 지난 13년간 건보공단이 정부지원을 받지 못한 액수는 무려 24조 7313억 원에 이른다.
한편 학자들은 국가가 지원금을 미지급한 사유를 첫째 불명확한 법규정, 둘째 담배부담금 예상수입액의 65%한도라는 법정한도 문제, 셋째 ‘22.12.31.까지 일몰제 운영이라는 한시법 문제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하지만 올해는 노동계와 경영계 등 가입자 단체와 의료, 의약단체 등 공급자 단체 모두가 국고지원의 정상화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데, 그 이유로, 첫째 코로나19 같은 감염병 발생 대비와 같은 국가의 책임영역은 국고로 충당해야 하고, 둘째 신규 보장성 확대 등 추가지출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하며, 셋째 국민의 보험료 인상보다는 정부의 국고지원을 증가시켜 재정을 마련하는 것이 국민 수용성과 형평성에 맞기 때문이라고 한다.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질병과 경제적 어려움으로 생존위기로 내 몰린 국민들은 건강보험의 보장성 강화에 기댈 수밖에 없다. 그 어느 때보다 건강보험의 소중함을 확인한 현 상황에서, 정부는 건강보험 국고지원을 정상화하여 국가책임을 이행해야 한다.
물론 건보공단은 든든한 건보재정을 기반으로 보장성 강화, 가계 의료비 부담 감소로 국민의 생활안정을 도모하고, 우리 사회의 의료취약 사각지대를 줄여 전 국민을 보호하는 사회안전망으로써 버팀목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은 재론을 요하지 않는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완도강진지사
자격부과팀 팀장 임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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