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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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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진만 햇발정월대보름" 김명희 수필가)

 

탐진만햇발 

김명희:수필가, 모란촌문학동인회원, 강진국제농기계전무

정월 대보름        


시장에 갔더니 각종 나물과 부럼거리가 잔뜩 쌓여있다. 새해가 시작된 지 바로 엊그제 같은데 벌써 보름이라니! 정월대보름날은 보통 먹는 멥쌀 대신 찹쌀, 팥, 수수, 조, 보리쌀을 넣어 오곡밥을 짓는다.

‘신라 제 21대 소지왕(炤智王)이 천천정(天泉亭)에 행차했을 때 날아온 까마귀가 왕을 깨닫게 했다. 그래서 보름날 까마귀를 위하여 제사를 지내 그 은혜에 보답하는 것이다.’ 라는 기록이 있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대보름날 소지왕은 달맞이를 하고자 행차 중이었다. 그런데 어디선가 깍깍하는 까마귀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여봐라, 저 까마귀를 따라가 보아라."

소지왕의 명령에 신하가 까마귀를 쫓아가 활을 쏘려 했다. 그 때 까마귀가 연못 속으로 쏙 들어가더니 잠시 후, 신선이 나타나 편지 한통과 이 말을 남기고 사라졌다.

"편지를 열어보지 않으면 한 사람이 죽고, 열어 보면 두 사람이 죽을 것입니다."

소지왕이 고민을 하자, 한 신하가

"사람의 목숨이 귀중한데, 한 사람이 죽는 것이 옳은 줄 아옵니다. 편지를 뜯지 않는 것이 좋을 듯하옵니다."

그러자 지혜롭기로 소문난 신하가 말했다.

"여기서 한 사람이란 바로 왕인 줄 아옵니다."

한참을 고민하다가 소지왕은 편지를 뜯어보았다. 편지의 내용은 왕비 방에 거문고집이 있으니 그것을 활로 쏘라는 내용이었다. 소지왕은 서둘러 궁궐로 돌아와 왕비의 방으로 갔다.

"여봐라, 저 거문고집을 향해 활을 쏘아라."

신하가 활을 쏘자, 남녀의 비명 소리가 들렸다. 소지왕을 죽이고 왕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그 남녀가 음모를 꾸민 것이었다.

그 후, 소지왕은 까마귀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로 매년 1월 15일을 까마귀 제삿날로 정하고, 귀한 재료를 넣은 검은 밥을 제물로 바쳤다. 이것이 정월대보름에 먹는 약밥이 되었다고 한다.

정월 대보름이 다가오니 어릴 적 정월 대보름을 지내던 기억들이 하나 둘 떠올라 살포시 미소를 지어본다.

우리 어머니는 별다른 미신도 믿지 않으시고 여러 세시 풍속들을 다 지키시지 않았지만, 확실히 옛날 양반인 우리 할머니는 그런 것들에 철저하셨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보름 전날 밤 잠을 자면 눈썹에 써가래가 인다고 잠을 못 자게 하셨다. 새벽이면 마당 한가운데에 피마자대와 가지대 말린 것에 불을 피우고  손자들에게 제 나이 수대로 그 모닥불 더미를 뛰어넘게 하셨다. 왜 그런 일을 하는 것인지도 모르고 불더미 위를 폴짝거리며 재잘댔던  우리 남매들이었다. 그저 일 년에 한 번씩 재미있게 했던 놀이 그 일들이 일 년 동안 부정 안타고 무사히 보내기 위한 기원이란 것을 나중에 알았다.

여러 가지 나물과 오곡밥을 먹으면서도 할머니께서는 무를 먹으면 일 년이 무사하다며 다른 음식을 먹기 전 무를 꼭 챙겨 먹이셨다. 이때 잊지 않고 하는 말은 “일 년 열 두 달 무사태평!” 그 작은 행사가 끝나야만 다른 음식을 먹게 하곤 하셨다.


보름 전야제로 해가 지면 깡통에 구멍을 뚫고 줄을 매달고 그 안에 여러 가지 불쏘시개거리와 진짜 타이어 검정고무신 조각을 잘라 불을 붙이고는 논밭으로 나가 쌩쌩 돌리며 쥐불놀이를 하던 아이들은 이웃 동네 아이들과   ‘불 싸움’ 했다. 가끔은 실수로 남의 논에 쌓아놓은 짚더미에 불을 붙여 홀랑 태워먹고는 어른들께 무섭게 혼이 나기도 했었다. 그리고 아침 일찍 일어나 사람을 보면 급히 불러서 대답을 했을 때 “내 더위” 하고 상대방에게 더위를 팔면 그 해는 더위를 먹지 않는다고 해서 아무리 꾀어 불러도 대답을 하지 않았었다.

이제는 빛바랜 흑백 사진처럼 기억이 희미해져가는 그 시간들이지만 우리들의 어린 시절을 추억할 수 있는 즐거운 놀이었음은 틀림이 없다.


이렇게 우리의 아름다운 유년 속의 정월 대보름은 우리 민족의 순수 무구한마음을 반영한 명절이다.  대보름의 유래는 사람과 신 그리고 자연이 화합해 한 해를 계획하고 기원하는 날이었다고 한다. 봄의 전령인 입춘과 오늘 정월 대보름을 맞아 가정마다 소중한 꿈을 이뤄가는 한해가되기를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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