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주인은 국립민속박물관으로 결정
강진 지역민은 물론 국민적 관심을 모았던 다산 정약용 선생의 하피첩이 지난 14일 진행된 서울옥션 제1차 고서경매에서 최고가인 7억 5천만 원에 낙찰됐으며 새 주인은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천진기)으로 결정됐다.
정약용 필적의 하피첩은 그 상징성과 보존상태를 인정받아 보물 제1683-2호로 지정됐는데, 이런 보물이 경매에 등장하면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보물이 경매에 나올 일이 극히 드문데다가 보물이 거래가 된다는 사실에 국민의 호기심이 발동했던 탓이다.
사실 보물이 경매에 나올 수 있었던 것은 현행 문화재보호법상 국가 지정 문화재도 개인 소장품인 경우 해외로 반출하지 않는 조건이 충족되면 소유자 변경 신고만 해도 매매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정약용 필적 하피첩의 시작가는 2억5천만 원이었는데 5천만 원 단위로 가격이 올라 7억5천만원에 최종가가 결정됐다. 당초 하피첩의 추정가는 3억5천만∼5억5천만 원 선이었다.
이번 하피첩 경매는 개인들의 투기 등 부정활용을 막기 위해, 국공립 미술관과 박물관, 문화체육관광부에 등록된 문화재단과 문화재단에 소속된 미술관, 종교재단(개인 재산으로 설립된 단체 제외), 사립 미술관과 박물관, 공공성을 띤 비영리기관과 단체에게만 응찰을 허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 동안 보물이 개인 소장자에게 넘어갈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염려가 많았던 문화계 관계자들도 국립민속박물관이 새 주인이 됐다는 소식에 반기는 분위기이다.
경매의 뒷이야기에 따르면 다들 하피첩에 관심이 있었겠지만 낙찰 받기위해 가장 발 벗고 나선 단체가 경기도 남양주시에 위치한 실학박물관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실학박물관은 낙찰을 받는데 실패하고 만다. 수년째 유물 구매 예산이 없어 실학박물관이 발만 동동 구르던 차에 이런 사정을 알게 된 경기도의회 문화체육관광의원회에서 긴급예산 5억 원을 편성하면서까지 힘을 실어줬지만 낙찰 받기에 5억 원은 턱없이 모자랐기 때문이었다. 다행스러운 것은 천진기 국립민속박물관장이 스토리텔링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하피첩’의 다양한 활용에 상상력을 더 하겠고 다산의 정신을 살릴 수 있도록 여러 박물관이 함께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로 했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한편 하피첩의 새 주인이 된 국립민속박물관은 1946년 개관해 한민족의 전통 생활문화를 조사, 연구, 수집하고 이를 다양한 전시와 보고서, 강연회 형태로 공개해 온 기관으로 서울시 종로구 경복궁내에 자리잡고 있다./ 송하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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