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사 조명>
다산 열두 달
청광 양광식
다산 열두 달이란 1년을 12번으로 나누어서 추모하기 위한 특별 강의한 내용이며 2008년 4월 20일에 시작하여 2009년 3월 10일에 마쳤다.
내용은 ①목민심서 탄생일 ②대종사 혜장의 달 ③용혈암 ④남당포의 달 ⑤하피첩 ⑥다신계 취록당 윤종벽 ⑦목리 유배지 이학래가 ⑧시사 치원 황상 ⑨백도 제자 광주이씨 이기록, 이유회, 이강회 ⑩장흥 반산 제자 정수칠 ⑪백포 제자 해남윤씨 윤종운, 윤종영 ⑫율포 제자 윤자동, 윤아동 등이다.
목민심서 탄생일을 4월로 정한 것은 그달 20일이 초간본이 완성되었기 때문이다. 600권의 저술과 3천수의 남긴 시 가운데 온 세상사람 모두에게 해당된 말들이 가장 많이 담겨있고, 또 모든 이가 대표작으로 일컬어서이다. 그 외에는 모든 저술과 남긴 시를 그때그때 선정하여 기리고 본을 받는 달로 하기 위해서이다.
대종사 혜장의 달은 5월 15일로 정했다. 동문 매반가에서 살 때 읍내 노인을 따라 백련사를 찾아가 구경 한 뒤에 혜장을 따라 주역을 논했던 날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유교와 불교의 만남이 이루어진 계기가 되었으며 강진과 해남에 있는 사찰에 살았던 스님들과의 교류로 조선 불교를 알 수 있는 대동선교고를 남겼으며 백련사와 대둔사지로 엮어서 전해오게 해주었다.
용혈암을 6월 10일로 정한 것은 1808년부터 도암면 귤동 마을에 있는 다산초당에서 살고부터는 봄과 가을 두 차례씩 찾았으며 1818년 해배 때까지 정례화 했었다. 그 까닭은 신라 때 최치원, 고려 때 학자로는 이규보, 스님으로는 천책을 3국시대의 대표학자로 결정했다. 그중에서 백련사와 용혈암에서 살았던 천책국사의 체취라도 맡기 위하여 찾았다는 내용이 있어서이다. 그리고 그달 10일로 정한 것은 옛날에 그날은 아니었지만 지금 사람들이 쉽게 기억하고 함께 할 수 있도록 매달 초순의 마지막 날을 임의대로 정했다.
남당포의 달을 7월 10일로 정한 것은 현 강진군 강진읍 남포마을에 관련된 수많은 다산시가 있다. 또 그곳 출신 막수가 낳은 자식이 있다는 다산 관련자가 지은 시가로 발견되었다. 그때에 객고를 달래던 남녀 간의 애잔한 정과 법의 밖에서 태어난 자식에 대한 사나이의 죄스러함을 엿볼 수가 있는 인간의 내면적인 사생활이어서다. 그밖에도 남포마을은 다산 이후에는 민란과 동학혁명, 그리고 강점기의 독립운동과 6.25등의 국난 극복 때마다 온 마을 사람들이 분연히 일어섰다. 유독 나라사랑에 대한 선봉자들의 발자취들로 온전히 남아 있기로 하기 때문이다.
하피첩이란 붉을하, 치마피, 쌓을첩 즉 빛바랜 쓰개치마폭에 쓴 그림과 글씨라는 내용이다. 그것을 기념하는 달을 8월 10일로 정한 것은 다산 직계 가족들에 대한 사소한 정감들이 모아진 내용이 있고 또 그것들을 오늘의 우리에게도 본보기가 될 점이 있기 때문이다. 이달에는 아내 홍씨와 자식 3남매 그리고 형제간과 사촌 또 사돈 사이까지도 낱낱이 가려서 알아야 할 나주 정씨에 대하여 모든 것을 총괄하는 달로 키워 나가야 하겠다.
다신계 취록당 윤종벽을 9월 29일로 정한 것은 1818년 8월 30일 날이 다신계를 결성한 날인데 이날은 양력 9월 29일에 해당이 된다. 다산 초당을 경영할 때 두었던 제자 18인 중에서 윤종벽을 최초로 한 것은 다산이 해배 전인 1817년에 윤종벽이 세상을 떠나 애도하는 글을 남겼다. 남긴 시집은 훗날에 유산이 내용을 읽고 나서 서문을 지어 그가 살아온 내력도 밝혀 두었다. 여기에서는 귤동 마을 윤씨 제자 중 취록당을 뺀 5인의 순서를 정하여 해마다 바꾸어 가면서 행사를 치른다면 일이 잘 될 것이다. 그밖에도 알려지지 않았으나 본암의 전답을 관리하던 이덕운과 매형인 이승훈의 큰아들 이학규가 더 있는데 그들에 대한 자료는 계속해서 찾고 있는 중이다.
목리 유배지 이학래가를 10월 10일로 정한 것은 다산의 강진읍내 유배중에 세 번째인 목리를 동문 제자 이학래가로 내세워주어야 강진 유배지에 대한 사적들이 온전히 발췌될 수가 있기 때문이어서다. 또한 목리에 살았다는 기록은 없지만 전해오는 이야기에 목리라는 말들이 끊이질 않고 이어오며 반면에 아니다 또는 다른곳이다 라는 반론의 이야기나 기록들도 찾아지지 않았다. 이제는 장소를 확정하여 살았던 터를 복원하고 찾아온 관광객들을 맞으면서 이학래의 남겨진 행적은 가려서 세상 사람들과 공유해야 되겠다. 그래서 반 년 동안 족보들을 뒤졌고 물고기 스승 이학래란 제목으로 한 가지씩 차근차근히 알려오고 있다.
시사 치원 황상을 11월 5일로 정한 것은 치원이 제자로 입학한 날이 1802년 10월 10일인데 양력으로 환산한 날이기 때문이다. 동문 매반가를 내세우지 않고 치원을 내세운 뜻은 거주지보다는 제자의 소중함과 다산의 가르침대로 50년 동안을 오직 한 길로 학문에 정직하고 우직한 제자이다. 즉 지금 세상에 없던 행동인데 제자가 스승을 모시던 기나긴 시간들 속에서 빠져들어서 자세히 알게 되면 눈물이 없이는 볼 수가 없이 간절한 정도 그 가운데에서 묻어나게 될 것이다. 이렇게 시작하여 살아갈 방을 내어주고 모두 개, 겨레 족, 씨 종, 종류 류 라는 말로 삶을 마감하려던 다산을 일깨운 노파의 가르침과 동문 제자들인 황경, 황지초, 손병조, 김재정의 행적과 주역4권, 목민심서, 경세유표 등 저술의 시작 터에 대한 내용까지도 함께 조명해 내어야 되겠다.
백도 제자 광주이씨인 이기록, 이유회, 이강회의 달을 12월 10일로 정한 것은 윤고산의 사위인 이보만의 후손이기 때문이다. 이기록은 다산 소유 백도 전답을 관리했고 이유회는 강회의 형이며 이강회는 다산의 기본 학문인 경학의 학맥을 이었다. 그리고 다산의 형인 자산이 유배 살던 흑산도에 입도하여 살면서 저술을 남긴 것들이 온전하게 전해온다. 겸한다면 다산 자신은 경학 하나로 자신을 일으켜 세우게 된 것이며 그것의 요점은 효, 제, 자 이다 라고 해두었다.
장흥 반산 제자 정수칠을 1월 10일로 정한 것은 같은 나주 정씨이며 서울에 근무할 때부터 반곡 정경달의 유고 산정에 관여하여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종친 간에 사귄 정의와 자식 교육에 대한 요청을 하게 된다. 그때에 바랄 기, 그 기, 마칠 료, 깨달을 오 라 하니 내용은 자식에게 글을 가르칠 때에는 ‘그 본인이 깨닫기를 바래라’는 가르침다운 면모가 친필로 남아 여유당속집에 실려 있다.
해남의 백포 제자인 해남 윤씨 윤종문과 윤종영을 2월 10일로 정한 것은 해남 외가 집안의 후손들이기 때문이다. 겸하여 증언한 글에 종갓집을 일으켜 세워야 하되 학문을 위주로 하며 재력을 늘이는데는 약초 재배와 유실수 가꾸기 그리고 누에기르기로 권장하였다. 그 당시의 부농이 되는 방법에 대한 경자유전의 실체가 있어서 지금에도 버릴게 없는 삶의 길잡이이다.
율포 제자 윤자동과 윤아동의 달을 3월 10일로 정한 것은 다산초당에 살고부터는 근처에 있는 90포의 신부테쪽 바닷가 등을 산보했다. 그럴 때에 바닷물에 깎여나간 돌들을 주워서 배에 싣고 초당으로 돌아왔다. 그래서 4경 시 중의 하나인 연지에다가 산을 닮게 돌로 꾸몄다는 내용의 석가산을 만들던 윤규로에 대한 얘기를 자연 친화적으로 살아야 한다는 내용의 시를 적어서 남겨 두었다.
년, 월, 일기와 기록할 록 즉 기록은 문자로 적을 글을 말하고 기억할 기 생각 념 즉 기념이란 어떤 뜻 깊은 사실이나 물품을 간직하여 잊지 않고 회상 한다는 뜻이다. 다산의 18년 강진 유배는 강진읍내에서는 동문 매반가, 보정산방, 이학래가이고 도암은 귤동 마을에 있는 다산초당이다. 그의 삶이 단조로웠다면 별 말이 없었겠지만 계획된 치밀함으로 살았던 삶이어서 수수천만가지의 일들이 기록으로 남겨지게 되었다. 그렇게 생겨난 얘기들을 이것이다 라고 집약해서 말할 수가 없다. 그래서 1년을 나누어 놓은 12달 속에서 매달마다 행사를 치를 수 있는 제목으로 결정하고 교육까지 시켰다. 또한 최근에 간행한 다산초당이란 책의 맨 앞에다가 제목 전체를 알기 쉽게 실어 놓았다.
인생살이 가운데는 착한 일과 나쁜 일이 나뉘어 있고 참된 일과 거짓된 일도 있다. 그런데다가 하기 싫어도 해야 할 일이 있고 하고 싶어도 해서는 안될 일이 있다.
이 모든 것은 공유와 함께 해야 하느냐 하지 않느냐에 따라서 공적과 과실로 결과를 판가름 낸다. 그렇다면 다산 열두 달 행사는 하기 싫어도 꼭 해야 할 일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남보다 먼저 실천을 해오고 있으면서 따라서 하도록 권유를 하는 것이다. 이 일을 하게 되면 강진 출신이던 제자들의 행적도 찾게 되어서 하나의 일로 여러 가지의 보탬이 되는 것이다. 또 혼자보다는 둘이 둘이보다는 여럿이 여럿이보다는 모든 이가 함께하고 함께 큰 기쁨을 얻으면 몸의 주인인 마음도 따라서 흐뭇해지게 되어있다.
배울 학 물을 문 하면은 물어서 배우는 일인데 오늘 내일도 없이 그 일에만 집중하게 되면 머리가 띵해서 그냥 싫증이 나게 될 것이지만, 마음을 담은 일이었다면 관시이 생기고 관심이 생기면 즐겁고 즐거우면 기뻐지고 기뻐지면 살맛이 나게 되니 강진의 선현을 기려서 좋고 자신의 마음이 기뻐서 좋은 일이니 이 글을 읽는 순간부터 마음을 두어서 실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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