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家庭)의 달에… 효자(孝子)의 참 뜻
이형문(수필가, 영랑기념사업회 자문위원)
효도(孝道)라는 말이 사라진지가 오래 됐다고 합니다. 요즘 현대세상(現代世上)에 부모의 덕으로 많이 배운 자식일수록 더 불효(不孝)하고 배은망덕(背恩忘德)하나, 배우지 못한 자식일수록 더 효도(孝道)한다는 통계수치(統計數値)를 읽어 본바가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그러니 이젠 자식 낳아 의무교육을 마치면 더 이상 허리가 휘고 뼈 빠지게 가르칠 필요가 없다는 결론입니다. 그래야 부모가 늙어서 효자 덕(孝子 德) 좀 보고 살게 아니겠습니까? 잘 배운 자식은 머리가 커져 잘 굴리기 때문에 잘 못하다가는 나중에 노숙자로나 양로원 신세가 되고 말 것이니 노인네들 미리 각오(覺寤) 단단히 하십시오. 아예 자식들에 쓰는 돈 둘이서 여행(旅行) 다니며 다 써 버리십시오. 죽을 때 짊어지고 가지 못하니 말입니다.
부모가 피땀으로 가르쳐놓은 고학력자일수록 부모를 더 외면(外面)하는 세상이니 이 시대가 뭔가 잘못되게 돌아가는 말세 같은 세상이라 뼈아픈 비극(悲劇)이며 그 어디다 하소연할 곳도 없습니다. 내 자신의 몸이 이 세상에 태어났음을 원망치 말고, 내 자신이 헛되게 살았음을 한탄 하라고 하였습니다.
유대인의 글에 이런 말이 있지요. 어머니가 시집가는 딸에게 당부하기를 “사랑하는 딸아! 네가 네 남편과 그의 부모님들을 왕처럼 섬기면 너는 여왕이 되고, 만약 남편을 돈이나 벌어오는 하인으로 여긴다면 너도 하녀가 될 것이다.”는 내용입니다.
강원도 관찰사로 있던 정철(鄭澈) 선생이 훈민가(訓民歌)를 시(詩)로 지어 아직도 불러지는 가사가 있지요. “어버이 살아 실제 섬기길랑 다 하여라. 떠나신 후에 슬퍼한들 애답다 어이 하리”라고 했습니다. 노래에도 “불러 봐도 울어 봐도 못 오실 어머님 드디어 가셨나요. 원통해 불러 보고, 땅을 치며 통곡해요. 생전에 지은 죄를 엎드려 빕니다. 그리운 어머님”이라는 애통한 노래가 한(恨)에 젖어 많이 애창합니다.
공자(孔子)님 말씀에도 “자욕 효 이친 부대 (子欲 孝而親不待) - 자식은 효를 다하고자 하나 부모는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뜻으로 부모님 살아생전 효(孝)를 다 하라는 의미이고, 성경의 (에베소서 6장1ㅡ4)에 보면 죽어서 천국 갈 생각 말고 살아있을 때 부모한번 더 섬기고 죄(罪)짓지 말라고 했습니다. 다음은 필자가 인터넷의 글속에 네티즌이 뽑은 감동의 글을 잊을 수 없어 여기에 옮겨봅니다.
우리 어머니는 한쪽 눈이 없다. 난 그런 어머니가 싫었다. 우리 어머니는 시장에서 조그마한 장사를 했다. 그런 어머니가 너무 창피했다. 초등학교 운동회 때 엄마가 왔다. 친구들이 너의 엄마는 한쪽 눈이 없는 병신이냐고 놀림을 받았다. 나는 엄마가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엄마에게 왜 한쪽 눈이 없어?..... 진짜 창피해 죽겠어..... 엄마는 대답이 없었다.
나는 그 말을 하고 속이 후련했다. 나는 밤에 잠에서 깨어나 물을 마시려 부엌에 갔다. 엄마가 숨을 죽이고 울고 있었다. 엄마에게 아까 한말에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런데도 한쪽 눈으로 눈물을 흘리며 우는 엄마가 너무 싫었다. 나는 커서 성공하겠다고 다짐하며 악착같이 공부해 당당히 서울대에 합격했다. 결혼도 했다. 내 집도 생겼다. 아이도 생겼다. 엄마를 생각지 않아서 좋았다. 행복한 가정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여전히 한쪽 눈이 없는 채로 우리 집을 찾아온 것이다. 하늘이 무너지는 듯 했다. 어린 딸 아이는 무서워서 도망갔다. 그리고 아내는 누구냐고 물었다. 결혼하기 전 부인에게 거짓말을 했다. 어머니는 돌아 가셨다고 그래서 나는 모르는 사람이라고 했다. 그런 후 누군데 우리 집에 와서 아이를 울리느냐고 소리를 쳤다. 당장 나가요! 꺼지라고요! 그러자 엄마는 죄송합니다. 제가 집을 잘못 찾아 왔나 봐요. 이 말을 하고 묵묵히 사라졌다. 아들은 역시 날 몰라 보는구나 라며 다행이라 생각했다. 이제부터는 신경 쓰지 말고 살자. 그러자 마음이 한결 가벼웠다.
어느 날 동창회 한다는 안내문이 날아왔다. 집엔 회사일로 출장 간다고 부인에게 거짓말을 하고 시골의 집을 가봤다. 그런데 어머니가 쓰러져 계셨다. 그러나 나는 눈물 한 방울 나지 않았다. 엄마의 손에는 꼬깃꼬깃한 종이가 들려있었다. 그건 나에게 주려던 편지였다. “사랑하는 내 아들 보아라! 엄마는 이제 살만큼 산 것 같구나. 그리고 이제 다시는 서울에 가지 않을게. 그러니 네가 가끔씩 찾아와 주면 안 되겠니? 엄마는 네가 너무 보고 싶구나. 엄마는 동창회 때문에 네가 올지도 모른다는 소리를 듣고 너무 기뻤단다. 하지만 학교에는 가지 않기로 했어. 너를 생각해서..... 그리고 한쪽 눈이 없어서 정말로 너에겐 미안한 마음뿐이다. 네가 어렸을 때 교통사고가 나서 한쪽 눈을 잃었단다. 나는 너를 그냥 볼 수가 없었어! 그래서 내 눈을 너에게 주었단다. 그 눈으로 엄마대신 세상을 하나 더.....봐주는 거가 너무 기특했단다. 난 너를 한 번도 미워한 적이 없단다. 아들아, 내 아들아! 어머니가 먼저 갔다고 울면 안 된다.”
어머니가 주신 눈에서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사랑하는 내 엄마! 사랑한다는 말 한 번도 못해드리고 좋은 음식 못 사드리고 좋은 옷 입혀드리지 못했는데 어머니께선 날! 죄송합니다!! 엄마가 눈 병신이 아닌 제 눈이 이제야 모른 사실을 안 이 못난 놈 어머니 용서해 주십시오. 어머니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지금껏 들려 드리지 못한 말. 다시 불러봅니다. 불효자를 용서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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